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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4개월이 순식간에 지나갔네요. 지난 4월에 KTX 광명역에서 열렸던 시화전에 전시되었던 시.

새벽 - 소향 정기숙

새벽
-소향 정기숙

아주 먼 곳으로
정체 모를 발자국 소리
새벽은
어둠을 찍으며 걸어온다
부엉이 큰 눈 부릅뜨고
고목의 높이만큼
가지 끝 걸터앉아 지샌다

별 내려와 앉은 호수
한 줄 별똥 떨어지면
낯익은 노-크 소리
이슬 털고 일어나는 찔레나무야
새벽은 아주 작은 기침으로 깨는
어린잎의 서툰 체조
하나둘 빗장 풀며 열린다

오솔길 따라 사라져가는
어둠의 사자들
호수에 놀고 간 별자리는
새벽이슬로 숨어들고
옹달샘 표주박엔
하얀 얼굴 하나 남는다.

기다리는 새벽은 더디게 온다는 말이 있지만, 시간이 되면 결국 오게 마련인 것이 이치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전세계적인 역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지만, 이제 역병이 서서히 물러가는 것 같습니다. 꽃샘추위처럼 쉽게 물러가지는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